부동산 경매는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는 투자 방식이지만, 실제 실행으로 옮기는 일은 쉽지 않다. 특히 주변의 시선이나 가족의 반대는 경매 참여를 망설이게 만드는 주요 요인 중 하나다. 이번 글에서는 ‘가족 모두가 반대한 상황에서 단독으로 경매에 도전한 30대 여성’의 실제 경험담을 바탕으로, 그녀가 어떤 과정을 거쳐 낙찰을 받고 명도를 완료했는지를 진솔하게 풀어본다. 시작부터 끝까지의 리얼한 여정은 경매를 꿈꾸는 많은 이들에게 실질적인 정보와 용기를 제공할 것이다.
경매 도전기, 가족 반대 속 출발
부동산 경매를 처음 접한 것은 코로나19 직후인 2021년이었다. 당시 나는 34살,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평범한 회사원이었다. 주식으로 소액 투자를 몇 차례 해본 것이 전부였고, 부동산은 뉴스로만 접할 뿐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친구가 낙찰받은 아파트에서 전세를 주고 있다는 말을 들으면서 나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엔 단순한 호기심이었다. 법원 경매 사이트를 둘러보고, 블로그에서 입찰기나 실패담을 읽는 정도였다. 그러다 경기도 남부권의 소형 빌라 하나가 눈에 띄었다. 감정가는 1억 2천만 원, 예상 낙찰가는 9천만 원 정도. 월세 45만 원짜리 세입자가 있고, 건물 상태도 준수했다. 자금 여유가 있는 건 아니었지만, 퇴직금 일부와 소액 신용대출로 충분히 가능해 보였다. 이 사실을 부모님께 말씀드리자마자 날벼락 같은 반응이 돌아왔다. "경매는 위험하다", "사기 당한다", "네가 무슨 돈이 있다고"라는 말들이 쏟아졌다. 아버지는 특히 완강하게 반대했다. 법원에 가는 순간 사기꾼에게 휘둘릴 것이라며, 내 계획을 전면 철회하라고 하셨다. 하지만 마음은 이미 움직이고 있었다. 유튜브에서 낙찰 후 리모델링한 후 수익을 얻은 여성 투자자의 이야기를 들으며, 나도 진짜 해보고 싶다는 결심이 들었다. 이후 부모님께 더 이상 언급하지 않고, 개인 시간에 법원 입찰 절차를 알아보며 하나씩 준비를 해 나갔다. 내가 했던 첫 준비는 해당 물건에 대한 권리분석이었다. 전입세대 열람, 건축물대장 확인, 등기부등본 권리 순위 확인 등을 반복하면서 작은 성공의 자신감을 얻기 시작했다. 그리고 실제 입찰일이 다가오자, 나는 법원 근처 고시원에 하루 숙박하며 다음 날 첫 입찰에 참여했다. 그 날 낙찰에는 실패했지만, 무언가를 스스로 해냈다는 만족감은 매우 컸다. 이 과정을 통해 나는 확실히 확신을 얻었고, 두 번째 물건을 향해 다시 준비에 나섰다.
낙찰부터 명도까지, 여성 투자자의 실전기
첫 입찰에서 탈락한 지 3주 후, 나는 경기도 의왕시에 있는 소형 다세대주택 한 채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감정가는 1억 원, 2회 유찰되어 최저 입찰가는 7천만 원까지 내려간 상태였다. 내부는 확인하지 못했지만 외부 사진과 주변 시세로 판단했을 때, 월세 50만 원 정도는 충분히 받을 수 있어 보였다. 명도는 필요 없는 공실 상태였고, 등기 상 권리관계도 단순했다. 입찰 당일, 나는 약간의 두려움을 안고 다시 법원에 섰다. 입찰표, 보증금, 신분증, 인감증명서 등을 준비하며 몇 번이나 서류를 검토했다. 입찰함에 봉투를 넣는 순간, 손이 떨렸던 것이 기억난다. 결과 발표 때 내 이름이 불렸고, 낙찰가 7,520만 원으로 단독 낙찰을 받았다. 그 순간만큼은 정말 가슴이 터질 것 같았다. 그리고 현실이 시작되었다. 잔금 준비는 쉽지 않았다. 신용대출과 회사 복지자금을 활용해 자금 스케줄을 짜야 했다. 주변 친구들 중에도 경매를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아 상담받을 곳도 마땅치 않았다. 결국 나는 법률사무소에 따로 컨설팅을 요청했고, 이 과정을 통해 계약금, 취득세, 법무비용 등 실질 비용을 총정리할 수 있었다. 잔금 납부 후, 소유권 이전등기를 완료하고 등기부에 내 이름이 올라왔을 때야 비로소 ‘내 집’을 실감했다. 그리고 바로 리모델링 계획에 들어갔다. 최소한의 비용으로 도배, 장판, 조명 교체만 진행했고, 총 300만 원의 비용이 들었다. 이후 부동산을 통해 월세 세입자를 모집했고, 두 달 만에 입주가 완료되었다. 현재는 보증금 500만 원, 월세 47만 원으로 안정적인 임대 수익을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가장 큰 장애물은 사실 '외로움'이었다. 모든 의사결정을 혼자 내려야 했고, 실수할까 두려운 날들이 많았다. 하지만 동시에, 모든 걸 내 손으로 해냈다는 성취감 역시 그 누구보다 컸다. ‘경매는 남성들이나 돈 많은 사람들이 하는 것’이라는 편견을 깨기 위한 나만의 도전이었다.
여성 경매 참여자의 현실 조언
경매는 분명 매력적인 투자지만, 여성 혼자 시작하기에는 현실적인 장벽이 분명 존재한다. 특히 사회적으로 ‘안전’과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는 여성에게 훨씬 더 큰 심리적 압박으로 다가온다. 필자 역시 낙찰 직후, 시공업자와의 전화 한 통조차 두려웠던 순간이 있었다. 여성이 경매에 참여하면서 가장 먼저 느끼는 장벽은 바로 ‘정보의 언어’다. 온라인 커뮤니티나 유튜브에 나오는 용어들은 대부분 건축, 법률, 금융 용어로 구성되어 있어 진입장벽이 높게 느껴진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나는 블로그에 직접 나만의 용어 사전을 만들었고, 한 달에 2권씩 관련 도서를 읽었다. 이 자체가 ‘학습’이라는 확신을 갖게 해줬고, 실전에서도 훨씬 당황하지 않게 됐다. 두 번째는 ‘현장 활동’의 부담감이다. 여성 혼자 부동산 사무실을 방문하거나 명도 문제를 처리할 때, 상대방의 시선이나 대응 방식에서 분명 차별을 느낄 수 있다. 이런 경우에는 되도록이면 법률 전문가나 명도 대행업체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나는 한 차례 명도 문제가 생겼을 때, 직접 방문하지 않고 공정하게 진행된 명도 대행을 통해 해결했다. 이는 정서적 안정에도 큰 도움이 되었다. 세 번째는 ‘주변의 시선’이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여자가 무슨 경매냐”는 식의 선입견을 갖고 있다. 이런 시선에 휘둘리지 않기 위해서는 확고한 목표와 학습의 일관성이 중요하다. 경매는 결코 도박이 아니라 철저한 분석과 준비, 리스크 관리가 필요한 전략적 투자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첫 낙찰의 성공 여부’보다 ‘한 번 도전해봤다는 경험’이다. 단 한 번의 경매 참여만으로도 부동산에 대한 시각이 완전히 바뀌고, 스스로를 한층 더 성장시킬 수 있다.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위축될 필요는 없다. 오히려 꼼꼼함, 계획성, 신중함 등 여성 고유의 강점을 살린다면 경매에서도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
결론
가족의 반대, 정보 부족, 두려움이라는 삼중고 속에서도 경매에 도전했던 30대 여성의 이야기는, 오늘도 ‘나도 한번 해볼까?’ 망설이고 있는 이들에게 하나의 방향이 될 수 있다. 경매는 자본보다 정보, 기술보다 의지가 먼저다. 내가 먼저 움직인 만큼 세상이 따라온다. 여성도, 초보자도, 혼자서도 해낼 수 있다. 시작은 작아도 그 끝은 충분히 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