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경매는 단순히 금액을 써내는 일이 아니다. 실무, 법률, 심리, 자금 계획 등 여러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과정이다. 그래서 많은 초보 투자자들은 첫 도전에서 좌절을 맛본다. 하지만 실패는 끝이 아니라 더 나은 전략 수립을 위한 시작일 수 있다. 본 글에서는 한 실전 투자자의 첫 낙찰 실패 경험과 그로부터 배운 교훈, 그리고 두 번째 도전에서 성공에 이르기까지의 구체적인 과정과 전략을 리포트 형식으로 정리하였다.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한 실전 팁, 심리적 회복 과정, 자금 계획 재정비 등의 전반을 모두 담았다.
경매 실패 원인과 심리적 후유증
내 첫 경매 참여는 충동적이었다. 경매에 대한 지식은 유튜브 영상과 블로그 글이 전부였고, 직접 법원에 가본 경험도 없었다. 온라인으로 열람 가능한 등기부등본, 현황조사서 정도만 읽어보고 참여한 첫 입찰. 결과는 처참한 패배였다. 무려 13명이 입찰에 참여했고, 나는 최저가에 가깝게 적은 금액으로 탈락했다. 그 후유증은 단순히 돈을 잃은 것이 아닌, 자존감의 상실로 다가왔다. 처음엔 낙찰되지 않은 것 자체가 충격이었다. "왜 이렇게 높게 써?"라는 분노부터 "역시 난 안돼"라는 자책까지. 이후 며칠 동안은 경매라는 단어조차 듣기 싫었다. 그러나 어느 순간, 내가 실패한 원인을 구체적으로 분석해보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제야 감정적인 반응을 내려놓고 냉정하게 실패를 복기하게 되었다. 우선, 내가 참여한 물건의 과거 입찰기록을 보지 않았던 것이 가장 큰 실수였다. 그 매물은 이미 2회 유찰된 후였고, 이전 회차에서도 10명 이상이 경쟁한 인기 매물이었다. 즉, 경쟁률이 높은 물건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가격 책정에 있어 너무 보수적이었다. 또한, 실투자금 대비 기대수익률만 따졌을 뿐, 해당 지역의 매매가 추세와 입주 수요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심리적 후유증도 간과할 수 없었다. 낙찰 실패 이후 자산 운용에 대한 전반적인 의욕 저하가 발생했고, 다른 금융 투자조차 손이 가지 않았다. 특히, 주변의 “그거 어려워, 하지 마”라는 반응이 스스로를 더욱 위축시켰다. 하지만 그런 상황에서도 내가 선택한 회복 방법은 ‘경매 공부’였다. 실패를 기록하고, 이유를 분석하고, 다음엔 어떻게 할 것인가를 글로 정리하면서 다시금 차분한 마음을 되찾을 수 있었다.
경매 재도전을 위한 전략 수립
실패 이후 나는 무작정 입찰에 나서지 않았다. 이번엔 ‘왜 낙찰을 받아야 하는가’라는 질문부터 다시 정리했다. 단순한 수익이 아닌, 리스크를 통제하면서도 장기적인 부동산 자산을 만들고 싶었다. 그에 따라 전략을 다음과 같이 재정비했다. 첫째, 지역 설정 기준을 바꿨다. 첫 도전에서는 교통과 상권이 발달한 중심지 매물에만 집중했다면, 이번에는 입찰 경쟁률이 낮고 거주 수요가 꾸준한 1.5순위 지역에 관심을 가졌다. 예를 들어 서울 인접 지역 중에서 지하철 접근성이 적당하면서도 신축 공급이 적은 곳을 타깃으로 삼았다. 실제로 입찰자 수가 평균 2~3명 수준으로 줄었고, 가격도 현실적이었다. 둘째, 가격 책정 방식을 구체화했다. 감정가 대비 몇 퍼센트를 써야 할지 감으로 판단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과거 낙찰가 이력, 유사 매물 실거래가, 인근 임대 시세 등을 기반으로 낙찰 상한선을 설정했다. 또한, 리모델링 비용과 명도 비용 등 부대비용을 포함한 총투자금을 기준으로 수익률을 시뮬레이션했다. 셋째, 현장조사를 직접 나갔다. 과거에는 사진이나 지도만 보고 판단했지만, 이제는 직접 부동산 중개업소를 방문하고, 주변 소음을 확인하고, 세입자 동향을 파악했다. 특히 명도 가능성을 현장에서 점검한 것은 큰 도움이 됐다. 실제로 내가 낙찰받은 두 번째 물건의 세입자는 계약이 끝난 상태였고, 이미 이사 준비 중이라는 사실을 중개업소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넷째, 자금 계획을 보수적으로 수립했다. 첫 도전에서는 대출을 적극 활용해 레버리지를 높이려 했지만, 실패 이후에는 대출은 최소한으로 설정하고, 자기자본 비율을 70% 이상으로 유지했다. 이는 낙찰 후 발생할 수 있는 예기치 못한 지출에 대응할 수 있는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함이었다. 이러한 전략을 바탕으로 다시 입찰에 나섰고, 두 번째 도전에서는 경쟁자 2명과 함께한 경매에서 감정가 대비 84% 수준으로 낙찰에 성공했다. 무엇보다도 내가 설정한 낙찰 상한선 내에서, 리스크를 통제하며 이룬 결과였다는 점에서 심리적으로도 큰 안정감을 얻었다.
두 번째 경매 도전의 실제 과정
두 번째 도전은 단순히 성공 여부를 떠나, 과정 자체가 체계적이었다. 우선 입찰할 물건을 선정하는 데만 3주 이상을 소요했다. 주 2회 법원 경매 공고를 분석하고, 1차 필터링 후에는 직접 전화 또는 방문조사를 진행했다. 그 과정에서 “괜찮아 보이는 물건”이 실제로는 권리관계상 문제가 있거나, 주변 분위기가 좋지 않아 탈락시키는 경우도 많았다. 입찰 전 주말에는 가족과 함께 대상 주택을 실제로 둘러봤고, 근처에서 거주 중인 주민의 인터뷰도 시도했다. 입지 정보는 인터넷보다 현장이 훨씬 정확했다. 예를 들어, 지도상으론 초등학교가 가까워 보였지만, 실제론 언덕을 올라가야 했고, 겨울철엔 어린 자녀를 데리고 다니기 힘들다는 말이 있었다. 이런 정보는 응찰 여부를 결정짓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 입찰 당일에는 이미 마음을 비운 상태였다. 낙찰되면 좋고, 안 되면 다시 도전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침착하게 접근했다. 입찰서 작성도 미리 연습했고, 봉투에 넣는 순서까지 점검했다. 입찰 후 30분 동안 기다리는 시간은 여전히 긴장되었지만, 결과적으로 내가 써낸 금액이 3명 중 가장 높았다. 낙찰 후엔 법원에서 바로 잔금 계획을 수립했고, 대출 신청도 진행했다. 명도 과정은 다소 시간이 걸렸지만, 세입자와 대화를 통해 순조롭게 해결했다. 실제로 소정의 명도비용을 지급하고, 이사 비용과 날짜를 협의함으로써 갈등 없이 마무리할 수 있었다. 그리고 입주 전 기본적인 청소와 부분 리모델링을 거쳐 임대 수익을 올리고 있다. 첫 투자 대비 실수익률은 낮을 수 있지만, 무엇보다도 내가 주도적으로 계획하고 실행한 경매 과정이라는 점에서 값진 성과였다. 실패 이후 전략을 수정하고, 과정을 통제하며 낙찰까지 도달한 경험은 이후 모든 투자 결정에 기준점이 되어줄 수 있었다.
결론
경매 투자에서 실패는 흔한 일이다. 그러나 그 실패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이후 어떤 전략을 수립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달라진다. 무작정 다시 도전하기보다는, 감정이 아닌 데이터에 기반한 전략 수립과 철저한 현장 확인, 안정적인 자금계획이 필요하다. 실패는 당신의 투자 실력을 성장시키는 중요한 자산이다. 부동산 경매에 다시 도전하고자 하는 당신에게, 이 글이 작은 나침반이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