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는 전문가들만의 영역이 아니다. 특히 건설현장에서 다년간 실무 경험을 쌓은 이들에게 경매는 더없이 매력적인 기회가 될 수 있다. 이번 글에서는 건설노동자 출신의 한 인물이 셀프 인테리어를 무기로 삼아 직접 낙찰받고 수익을 낸 과정을 실례 중심으로 풀어낸다. 단순한 투자 성공기가 아니라, 부동산 경매의 실전 준비, 명도, 리모델링, 시공 관리, 마케팅까지 전 과정에 걸친 경험을 다룬다. 실제 손으로 일하는 사람이 주도한 낙찰 프로젝트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직접 해보는 경매와 셀프 인테리어의 현실을 낱낱이 살펴본다.
셀프인테리어 기반 낙찰 전략
건설노동자 출신의 경매 접근 방식은 일반 투자자와는 매우 다르다. 그중 가장 큰 차별점은 리모델링에 대한 두려움이 없다는 것이다. 일반 투자자들이 인테리어 시공비나 업체 선정에 대한 불안으로 리스크를 크게 보는데 반해, 직접 시공이 가능한 사람은 해당 비용을 전략적으로 절감하면서도 퀄리티 있는 결과를 만들어낸다. 실제 사례의 주인공인 이 모 씨는 수도권 외곽에 위치한 낡은 빌라를 낙찰받았다. 해당 물건은 일반 응찰자에게는 ‘하자 투성이’로 보이는 매물이었지만, 그에게는 재료비만 들이면 직접 손볼 수 있는 매력이 넘치는 기회였다. 방수 문제, 오래된 전기 배선, 노후화된 창호, 곰팡이 자국 등으로 인해 감정가보다 25% 이상 저렴하게 낙찰을 받았다. 그는 낙찰 전 현장을 철저히 답사했다. 배수구 위치, 벽면 구조, 시멘트 상태, 몰탈 두께까지 세밀히 체크했고, 실제 투입될 공정 순서까지 미리 시뮬레이션한 뒤 입찰가를 계산했다. 일반적인 감정가 기반 낙찰 전략이 아닌, ‘공사비 기준 역산식 입찰가’였다. 덕분에 응찰자는 단 2명이었고, 큰 경쟁 없이 낙찰을 받을 수 있었다. 그는 스스로 “나는 전기, 방수, 타일, 단열, 도장, 샷시까지 다뤄봤기에 이런 물건이 반갑다”고 말했다. 이러한 경험 기반은 경매 시장에서 소외되기 쉬운 저가 낙찰 매물에 대해 자신감을 부여하고, 무리한 고가 입찰을 피하게 만든다. 다른 사람들에게는 ‘리스크’인 요소가, 그에게는 ‘수익 기회’로 보이는 이유다. 셀프인테리어 기반 전략의 핵심은 바로 '내가 얼마나 고쳐 쓸 수 있는가'를 기준으로 낙찰 판단을 내리는 것이다. 그가 선택한 이 빌라는 철거와 정비, 단열 보강, 전기배선 교체 등을 통해 감정가 대비 150% 이상 가치로 탈바꿈되었고, 이는 명확한 셀프 기술력 덕분이다.
리모델링 공정과 공사비 절감법
낙찰 직후부터 본격적인 리모델링 공정이 시작됐다. 이 모 씨는 철거부터 마감까지의 일정을 40일 내로 잡고, 주중에는 본업을 병행하며 주말과 야간 시간을 활용해 공정을 소화했다. 전체 리모델링 범위는 다음과 같다: 내부 철거, 전기 배선 교체, 창호 교체, 단열 보강, 타일 시공, 도배 및 장판, 욕실 리모델링, 조명 설치 등. 가장 먼저 시작한 건 철거였다. 벽체 일부는 구조벽이 아닌 경량벽이었기 때문에 부분 철거를 통해 공간 재구성을 시도했다. 전기 배선은 낡고 합선 위험이 있어 전면 교체했고, 콘센트 수와 위치도 실거주자 기준으로 다시 설정했다. 특히 콘센트와 조명의 조도 배치는 현장 경험이 없으면 간과하기 쉬운 디테일이다. 창호는 방풍과 결로가 심한 구형 알루미늄 창에서 로이유리 이중창으로 교체했다. 직접 시공했기 때문에 외주 비용이 발생하지 않았고, 총 창호 재료비는 약 120만 원이었다. 단열 공사에는 스티로폼 보강, 우레탄폼 충전, 창문 틈 실리콘 보강 등을 포함해 약 30만 원의 재료만으로 효과를 극대화했다. 욕실 공사는 타일 철거 후 배수구 재설치 및 수전 교체까지 포함됐으며, 자재비는 80만 원대에서 마감됐다. 여기에 조명은 전체 LED로 교체했고, 도배 및 장판은 친환경 소재로 선택하여 총공사비 450만 원 이내로 마무리했다. 이 과정에서 가장 큰 강점은 ‘공정별 순서와 리스크 예측 능력’이었다. 예컨대 벽지 시공 전 반드시 배선 정리를 끝내고, 창호와 단열을 먼저 해결해 습기 문제를 막아야 도배가 오래 유지된다는 점을 아는 실무자는 흔치 않다. 그는 자신이 한 공정 중 70% 이상을 ‘자신의 손’으로 시공했다. 일부 전기 마감이나 수도 연결 같은 공사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았지만, 최소 단가로 진행했고, 전체 리모델링 예산은 동일 단지 내 유사 리모델링 대비 40% 이하로 마감되었다. 이 덕분에 추후 임대나 매각 시 충분한 수익률을 확보할 수 있었다.
수익 전략과 투자 회수 사례
리모델링이 완료된 후 이 모 씨는 해당 매물을 직접 거주용으로 3개월간 활용한 뒤, 시세보다 약간 낮춘 조건으로 월세 임대를 시작했다. 입주자는 1인 가구 전문직 종사자로, 내부 마감 상태와 실용적인 설계에 높은 만족을 표현했다. 첫 임대료는 월 55만 원으로 책정됐고, 보증금은 500만 원이었다. 이후 1년간 안정적으로 월세를 받아 투자금의 상당 부분을 회수했으며, 해당 기간 동안 관리비 포함 수익률은 약 연 10%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투자 초기 공사비를 자체적으로 절감했기 때문에 수익률은 타 투자자에 비해 높은 편에 속했다. 이 모 씨는 이후 임차인의 퇴거 시기를 고려해 해당 물건의 전세 전환도 검토하고 있으며, 주변 시세 상승에 따라 매각까지도 염두에 두고 있다. 재미있는 점은 이 물건을 매입할 당시 지인 대부분이 “그런 집 왜 사냐”며 반대했다는 점이다. 누수가 심하고 오래된 빌라라는 이유로 비선호 매물로 분류됐지만, 건축현장에서 단련된 그의 눈에는 ‘기회’로 보였고, 결국 그 예측은 맞아떨어졌다. 실제 수익은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낙찰가는 약 5,200만 원, 취득세 및 기타 비용 포함 약 5,500만 원, 리모델링 총 공사비 450만 원. 총 투자금은 약 5,950만 원이었다. 월세 수익 기준으로 연간 660만 원의 수익이 발생했으며, 실질적인 연수익률은 약 11.1%를 기록했다. 이 사례는 ‘돈을 많이 들이는 게 아닌, 제대로 아는 사람이 수익을 낸다’는 점을 명확히 보여준다. 특히 직접 손을 움직일 수 있는 기술 기반 투자자는 소외된 매물을 기회로 전환할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경매 시장 내 새로운 유형의 투자자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
결론
건설노동자 출신의 경매 사례는, 투자에서 기술력이 얼마나 중요한 무기가 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셀프 인테리어를 기반으로 한 낙찰 전략, 공사비 절감, 직접 시공을 통한 품질 관리, 그리고 안정적인 임대 수익 확보까지. 이 모든 과정은 ‘현장을 아는 사람’의 관찰력과 실행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앞으로 경매를 고려하는 예비 투자자라면, 전문성이 부족하더라도 자신의 강점을 먼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그 강점이 ‘직접 할 수 있는 것’이라면, 그건 분명 큰 무기가 될 수 있다. 경매는 자본이 아닌 경험이 만드는 기회일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