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경매는 그동안 투자 목적 중심의 시장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내 집 마련’을 위한 실거주 목적의 경매 참여자가 꾸준히 늘고 있다. 특히 2025년 현재, 수도권 주택 가격이 고점에서 하락세로 접어들면서 실거주 수요자들에게는 ‘경매’가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번 글에서는 실제로 경매를 통해 내 집 마련에 성공한 사례를 중심으로, 입찰 준비부터 권리 분석, 실제 입주 후의 만족도까지 전 과정을 살펴본다. 투자보다 실거주에 초점을 맞춘 경매 활용 전략이 어떻게 가능했는지, 실수요자의 관점에서 생생한 내용을 전달한다.
입찰 준비: 실거주를 위한 경매 접근법
전통적으로 부동산 경매는 투자자들의 영역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하지만 주택 가격 상승과 전세난이 반복되면서, 특히 2030세대와 신혼부부를 중심으로 경매 시장에 실거주 수요가 유입되고 있다. 실제로 한 30대 초반 직장인 부부의 사례를 살펴보면, 수도권 외곽의 아파트를 경매로 낙찰받아 실입주까지 성공한 과정이 매우 인상적이다. 이 부부는 일반 매매가보다 약 20% 저렴하게 낙찰받았고, 입찰가 산정부터 자금 계획, 낙찰 후 대출 실행까지 모든 과정을 스스로 준비했다.
이들이 입찰을 준비한 이유는 단순했다. 예산에 맞는 매물이 기존 시장에는 없었기 때문이다. 특히 이들은 출퇴근이 가능한 거리, 초등학교 인접 여부, 지하철 접근성 등을 우선순위로 설정한 후 법원 경매물건을 추적하기 시작했다. ‘온나라’ 시스템을 활용해 매주 신규 물건을 확인했고, 최소 5건 이상의 물건을 직접 현장 방문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이들이 실거주를 전제로 했기 때문에 단순한 시세 차익보다는 생활 인프라를 중점으로 판단했다는 점이다.
입찰 당일에도 철저한 준비가 돋보였다. 경쟁 입찰자가 7명이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본인이 설정한 ‘심리적 한도 금액’을 넘지 않도록 통제했다. 결과적으로 감정가 대비 82% 수준에서 낙찰받았으며, 주변 시세보다 약 3천만 원 이상 저렴한 가격이었다. 무엇보다도 입찰 직전까지 가족과 함께 물건지 인근에서 실제 거주 시뮬레이션을 해보았다는 점이 매우 이색적이었다. 이처럼 실거주 목적의 경매 입찰은 철저한 사전 정보 수집과 주관적 기준 설정이 핵심이다.
권리 분석: 실입주를 위한 필수 검토 항목
실거주 목적의 경매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바로 권리 분석이다. 일반 투자자라면 낙찰 후 명도를 통해 수익 창출만 하면 되지만, 실거주 목적이라면 거주 안정성이 핵심이기 때문이다. 위 사례의 부부도 입찰 전 가장 많이 시간을 쏟은 부분이 등기부등본, 전입세대열람, 건축물대장 분석이었다. 특히 선순위 임차인의 존재 여부, 법정지상권 유무, 전세보증금 반환 우선순위 등을 면밀히 검토했다.
이들이 낙찰한 아파트는 이미 소유자의 근저당권으로 경매가 개시된 상황이었고, 다행히 선순위 임차인은 없었다. 다만, 전입한 세대가 있었기 때문에 ‘대항력’ 여부를 판단해야 했다. 이를 위해 법원 등기과와 해당 동사무소에서 전입일과 확정일자 등을 확인했고, 결과적으로 낙찰자가 해당 세입자에게 명도 절차 없이도 협의 가능한 상황임을 파악했다. 실거주자 입장에서는 명도가 간단하거나 불필요한 물건을 고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또한 이들은 해당 아파트의 과거 하자 이력도 조사했다. 관리사무소에 직접 방문해 하자 보수 이력, 주민 민원 내용, 수도·보일러 교체 시기 등을 점검했다. 일반 투자자는 간과할 수 있는 부분이지만, 실거주 목적이라면 이 역시 매우 중요한 요소다. 주변 소음, 채광, 통풍 등의 물리적 조건도 체크리스트에 포함시켰다.
이처럼 실거주를 전제로 한 경매에서는 권리분석이 단순히 낙찰 리스크를 줄이는 차원을 넘어서, 향후 거주 편의성과 삶의 질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가 된다. 전문가를 통해 분석을 의뢰하는 것도 방법이지만, 실거주자는 본인이 직접 하나하나 꼼꼼히 확인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더 안정적인 선택이다.
실입주 후기: 경매로 내 집 마련한 사람의 진짜 이야기
해당 부부는 낙찰일로부터 약 60일 후 실제로 해당 아파트에 입주했다. 잔금 납부는 낙찰 대금 중 일부를 전세대출과 혼합한 주택담보대출로 충당했고, 입주 전 최소한의 리모델링(도배, 장판, 싱크대 교체 등)을 진행했다. 본인이 직접 공사업체를 비교 견적해 발주했고, 전체 예산은 500만 원 이내였다. 실입주 직후 가장 먼저 느낀 것은 ‘내 집이라는 심리적 안정감’이었다.
경매로 내 집을 마련하는 것이 불안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이들은 “오히려 일반 매매보다 내가 더 많은 걸 검토하고 준비했기 때문에 만족감이 크다”고 답했다. 실제로 입찰 전 현장답사, 주민 인터뷰, 건축물 조사 등은 일반 거래에선 하지 않는 과정이다. 이처럼 경매는 ‘위험하다’는 선입견이 있지만, 철저히 준비한다면 실거주 목적의 구매자에게는 매우 합리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이들은 몸소 증명했다.
또한 이들은 기존에 거주하던 월세보다 더 저렴한 수준의 월 부담으로 ‘내 집’을 보유하게 됐다는 점에서 경제적 효과도 높았다고 평가했다. 무엇보다 향후 자녀 출산과 함께 학군 이전이 필요해졌을 때, 해당 주택을 전세 놓고 다른 지역으로 이사할 수 있는 유연성도 확보됐다고 전했다.
생활 측면에서도 만족도가 높았다. 입지 조건, 교통 편의성, 주민 커뮤니티 분위기 등이 사전 조사에서 기대했던 것 이상이었으며, 관리비도 주변보다 저렴한 편이었다. 이처럼 실거주 경매는 단순히 싸게 집을 산다는 의미를 넘어서, 삶의 질과 경제적 효율성을 함께 고려한 주거 전략으로 자리 잡고 있다.
결론
2025년 현재, 부동산 경매는 더 이상 투자자들만의 영역이 아니다. 내 집 마련이라는 현실적 목표를 위해 경매를 택하는 실수요자들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입찰 준비 단계부터 권리 분석, 실제 입주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은 결코 간단하지 않지만, 그만큼 만족도 또한 높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번 사례에서 보듯이, 충분한 사전 조사와 합리적인 기대치를 갖고 접근한다면, 경매는 내 집 마련의 대안이자 전략이 될 수 있다. 실거주를 고민하고 있다면, 경매 시장으로의 진입을 진지하게 고려해볼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