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과 장기 경기침체는 수많은 자영업자들에게 큰 타격을 안겨주었다. 특히 외식업, 도소매업, 서비스업 종사자들은 임대료, 인건비, 원가 상승, 소비 위축이라는 4중고를 겪으며 하루아침에 매출이 반토막 나고, 수년간 쌓아온 가게를 닫아야 했다. 하지만 자영업의 실패가 인생의 끝은 아니다. 오히려 새로운 방식으로 자산을 회복하고, 삶을 재설계할 수 있는 출구는 존재한다. 바로 부동산 경매를 통한 자산 회복이 그 방법 중 하나다. 이 글은 실제 폐업 후 경제적 바닥을 경험한 자영업자가, 어떻게 경매를 통해 월세 수익과 자산을 회복하고 재기의 기틀을 마련했는지 그 여정을 세밀하게 기록한 사례 보고서다.
자영업자 폐업 후 심리와 현실
자영업자의 폐업은 단순히 매장을 철수하고 간판을 내리는 행위가 아니다. 그것은 한 사람의 생계, 신념, 정체성, 나아가 삶 전체가 붕괴되는 매우 개인적인 상실의 경험이다. 폐업은 숫자나 데이터로 환산될 수 없는 깊은 좌절감을 동반한다. 40대 후반의 한 남성, 김성민 씨(가명)는 서울 강북에서 중식당을 운영해왔다. 13년간 운영하던 매장이 코로나19 확산과 동시에 매출이 절반 이하로 줄기 시작했고, 인건비와 재료비는 오히려 상승세를 보였다. 그는 매출 감소에도 불구하고 직원들을 해고하지 않기 위해 대출을 받았고, 임대료를 내기 위해 신용카드를 돌려막았다. 하지만 버틸 수 있는 한계에는 끝이 있었다. 2021년 10월, 그는 결국 폐업 신고를 했다. 폐업 후 그는 몇 달간 극심한 우울증과 불면증을 겪었다. 하루에 커피 한 잔으로 시간을 보내는 날이 대부분이었다. 주변에서는 ‘재창업’을 권했지만, 그는 더 이상 외식업으로 돌아갈 의욕도, 체력도 없었다. 무엇보다 “다시 실패할까 두렵다”는 심리적 공포가 발목을 잡았다. 당시 그가 택한 첫 번째 행동은 ‘고립’이었다. 그는 사람을 만나지 않았고, 휴대폰도 꺼두고 살았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유튜브 알고리즘을 통해 접한 ‘경매로 인생을 다시 세운 사람들’이라는 다큐멘터리 영상이 그에게 작은 충격을 안겼다. 그 영상 속 사람들은 폐업과 실직, 파산을 겪고도 부동산 경매를 통해 월세 수익을 만들고, 삶을 재건하고 있었다. 그는 곧바로 도서관에서 ‘부동산 경매 입문’ 관련 책을 3권 빌렸고, 하루 3시간 이상 독학을 시작했다. 법률용어는 처음 보는 단어투성이였고, 등기부등본을 해석하는 데 하루가 걸릴 정도였다. 하지만 그는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이 많다는 점에서, 그리고 ‘잃을 게 없다’는 점에서 오히려 이 기회를 활용하기로 마음먹었다. 이 시기의 그는 매일 일기처럼 공부 노트를 썼다. 실패 후의 삶에서 다시 방향을 찾기 위해, 그는 경매를 단순한 투자 기술이 아닌 '생존 수단'으로 받아들였다. 그 절박함은 이후 그의 행동에 큰 차이를 만들어냈다. 스스로 낙찰자가 될 수 있으리라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자영업자가, 이제 법원 경매 현황을 매일 조회하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
경매 첫 도전과 낙찰 과정
김 씨의 첫 경매 물건은 서울 도봉구의 다세대 원룸 주택이었다. 해당 물건은 감정가 8,200만 원이었고, 이미 한 차례 유찰되어 최저입찰가는 약 6,560만 원으로 내려간 상태였다. 전용면적은 약 19㎡, 보증금 5천만 원에 월세 25만 원으로 세입자가 입주해 있었다. 그는 해당 물건을 직접 찾았다. 낡은 외관, 협소한 주차 공간, 다소 어두운 골목이라는 단점이 있었지만, 역세권에서 도보 5분 거리였고 주변 시세보다 약 2천만 원 이상 저렴했다. 무엇보다도 선순위 임차인의 권리관계가 깔끔했고, 소유자의 채무는 해당 부동산에 한정돼 있었다. 등기부등본 분석, 임차인 전입일자 확인, 체납 관리비 확인, 현장 사진 촬영, 인근 중개사무소 3곳과의 인터뷰 등, 그는 ‘교과서처럼’ 준비했다. 그는 입찰가를 6,710만 원으로 설정했고, 입찰 당일 5명의 응찰자 중 두 번째로 높은 금액을 써냈다. 다행히 최고가 응찰자가 단순 실수로 금액을 잘못 써 무효 처리되었고, 김 씨가 낙찰자로 확정되었다. 잔금 납부 후 그는 직접 명도 절차 없이 기존 임차인과 계약을 연장했다. 낙찰 전 보증금과 월세 조건 그대로 임대를 유지하면서, 연 4.6%의 수익률을 확보했다. 관리비와 수선비 등 각종 비용을 제외한 실제 수익은 월 21만 원 가량이었다. 그는 이 수익보다 더 큰 가치를 '첫 낙찰'이라는 경험에서 얻었다. 실패 이후 자신을 의심하던 마음이 조금씩 사라지고,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존감이 생겨났기 때문이다. 그는 이 성공을 기점으로 자신에게 맞는 물건을 찾아 계속 도전하겠다고 다짐했다. 이후 그는 서울 인근 외곽지역, 역세권이지만 상가 밀집지역이 아닌, 중소형 단지를 중심으로 물건을 선별해나가기 시작했다.
수익 구조와 자산 회복 과정
첫 낙찰 후 김 씨는 약 3개월의 준비 기간을 거쳐 두 번째 경매에 도전했다. 이번에는 경기도 고양시의 오피스텔이었다. 감정가는 1억 2천만 원, 유찰 후 입찰가는 9,600만 원으로 내려갔다. 김 씨는 해당 물건에 보증금 7천만 원, 월세 45만 원의 임차인이 있다는 점에 주목했고, 공실 리스크가 낮다는 판단하에 낙찰을 시도했다. 이번에도 그는 철저한 분석을 바탕으로 9,750만 원에 낙찰을 받았고, 실투자금은 약 3천5백만 원이었다. 해당 물건은 입주민 편의시설이 잘 되어 있고, 인근 대학교 및 오피스 밀집지역이었기에 임차 수요가 안정적이었다. 세입자도 장기 거주 희망 의사를 밝혔고, 김 씨는 이 물건을 통해 월세 45만 원의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추가로 확보했다. 3번째 낙찰은 안양시 평촌동의 오피스텔로, 해당 물건은 원룸 구조였으며, 감정가 대비 28% 낮은 가격에 낙찰에 성공했다. 리모델링을 통해 내부를 전면 보수했고, 이를 통해 보증금 2천만 원, 월세 40만 원의 임대 조건으로 재임대를 완료했다. 현재 김 씨는 총 3건의 경매 낙찰을 통해 월세 수익 약 110만 원, 총 보유 자산 약 2억 6천만 원 규모의 경매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실투자금은 약 9천만 원 정도이며, 이는 기존 자영업 운영 중 남은 일부 예금, 지인의 소액 투자, 개인대출 등을 활용해 마련했다. 김 씨는 경매의 핵심이 단기차익이 아니라 ‘현금흐름 기반의 장기 자산 구조화’임을 몸소 깨달았다. 그는 지금도 월 1회 경매 스터디에 참여하고, 각종 부동산 커뮤니티에 후기와 분석을 공유하며 노하우를 나누고 있다. 그의 다음 목표는 5년 안에 월세 수익 200만 원을 만드는 것이다. 외식업 실패 이후 재기한 그의 이야기는 또 다른 자영업자들에게 강력한 현실적 동기부여가 되고 있다.
결론
자영업 폐업은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그것이 끝이 아닌, 새로운 출발점이 될 수도 있다. 김 씨처럼 자영업의 실패 이후에도 부동산 경매를 통해 자신의 자산을 회복하고, 다시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만들 수 있다. 핵심은 단기차익이 아닌 장기 전략, 그리고 꾸준한 학습과 실행이다. 지금 당신이 폐업, 실직, 위기에 처해 있다면 경매는 단순한 투자 방식이 아닌, 인생을 재설계할 수 있는 현실적인 수단이 될 수 있다. 오늘이 가장 빠른 시작이다. 지금 당장 작은 물건부터 공부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