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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교 경매로 시작된 문화공간, 리모델링, 지역활성

by happyhoho 2025. 5. 28.

최근 몇 년간 부동산 경매 시장에서 ‘폐교’가 하나의 투자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학령인구 감소로 인해 전국적으로 폐교가 속출하면서, 이들 부동산이 경매를 통해 저렴하게 매각되는 경우가 많아졌다. 특히 지방에서는 폐교를 활용해 새로운 문화공간이나 커뮤니티 센터, 복합생활공간 등으로 리모델링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본 글에서는 폐교 경매를 통해 문화공간으로 재탄생한 실제 사례를 중심으로, 해당 투자 방식의 과정, 문제점, 수익 가능성에 대해 다각도로 분석한다.

폐교 경매로 시작된 문화공간

폐교 경매로 시작된 문화공간

폐교 경매는 다른 부동산 경매와는 차별화된 특수성이 존재한다. 대부분의 폐교는 지방 소도시나 농촌에 위치해 있으며, 해당 부동산은 대지 면적이 넓고 건축물도 비교적 튼튼한 구조를 지닌 경우가 많다. 특히 최근 10년간 전국에서 약 3천 개에 달하는 학교가 문을 닫으면서, 많은 폐교가 국가 혹은 지자체 소유로 변경되어 경매로 나오고 있다. 2023년 경북 영양군에서 실제로 폐교 경매를 낙찰받은 사례가 있다. 당시 낙찰자는 30대 건축기획자였으며, 폐교를 활용한 복합문화공간 조성에 큰 관심을 갖고 있었다. 해당 폐교는 1970년대에 건축된 시골 초등학교로, 대지 약 5,000㎡에 본관동, 별관동, 운동장까지 갖춘 형태였다. 경매 시작가는 약 4억 원이었지만, 입찰 경쟁자가 없어 단독 낙찰로 3억 2천만 원에 최종 계약을 체결하게 된다. 이후 해당 폐교는 약 1년 간 리모델링을 거쳐 전시실, 북카페, 지역 작가의 작업 공간, 야외 영화 상영 공간 등으로 재탄생하였다. 이 사례가 주목받은 이유는 단순히 공간 재활용에 그치지 않고, 지역사회와 적극적인 연결을 시도했다는 점이다. 실제로 마을 이장과 협업해 지역 주민이 운영하는 소규모 시장을 매주 유치하고, 지역 청소년들이 참여하는 문화예술 교실을 개설함으로써 ‘문화 허브’로 자리 잡았다. 물론 이 과정이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폐교는 본래 교육시설이기에 문화공간으로 변경하기 위해 건축 용도 변경, 소방 인허가, 위생 관련 인증 등을 새롭게 받아야 했다. 특히 시골 지역의 경우 관련 행정 절차가 느려, 인허가까지 약 6개월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었다. 또한 오래된 건축물 특성상 석면, 누수, 노후 전기배선 등 추가적인 리모델링 비용도 예상보다 크게 증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당 프로젝트는 현재 월평균 3천 명 이상의 방문객을 기록하고 있으며, 인근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긍정적인 파급 효과를 주고 있다. 이 사례는 폐교 경매가 단순한 수익형 부동산 투자 그 이상으로 발전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 예이다.

리모델링의 현실과 예산 문제

폐교를 리모델링해 문화공간으로 전환하려는 경우, 가장 큰 과제는 ‘비용’이다. 건물 자체는 경매를 통해 저렴하게 취득할 수 있지만, 리모델링에는 많은 인력과 자재, 시간, 기술이 투입된다. 실제로 앞서 소개한 사례에서도 건물의 외벽을 보강하고, 내부 석면 제거와 바닥 평탄화 작업만으로도 약 1억 2천만 원의 예산이 소요되었다. 게다가 폐교는 대부분 오래된 건축법 기준으로 설계되어 있어 현재의 건축법규에 맞게 구조 보강을 해야 한다. 예를 들어, 화장실 배관 시스템이 낡아서 전면 교체가 필요하거나, 장애인 접근성을 위한 경사로 설치, 방염자재 적용, 전기 설비의 전면 재구성이 요구된다. 이런 작업은 단순한 인테리어 수준을 넘어서기 때문에, 일반적인 리모델링보다 최소 30% 이상의 추가 비용이 발생하는 것이 보통이다. 또한 지역별 인허가 기준도 매우 상이하다. 일부 지방 자치단체는 지역활성화 차원에서 용도변경을 비교적 쉽게 허용하지만, 도시계획과 충돌하는 경우 인허가가 거절될 수 있다. 실제로 충청남도의 한 폐교 리모델링 프로젝트는 주변 농지와 인접해 있어 소음 및 교통 문제로 민원이 발생, 건축 변경 허가가 반려되기도 했다. 자금 조달 역시 쉽지 않다. 폐교는 금융기관 입장에서는 ‘특수자산’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일반 아파트나 오피스텔처럼 담보대출을 받기가 어렵다. 따라서 낙찰자들은 대부분 사모펀드, 지역재단, 민간투자자 등을 통해 자금을 유치해야 하며, 이 과정에서 프로젝트 구조 기획, 예상 수익률 제시, 사업계획서 설계 등 고도의 준비가 요구된다. 이와 같은 이유로, 폐교 리모델링을 단순한 ‘DIY’ 프로젝트로 접근하는 것은 위험하다. 초기 예산 외에도 변동비가 매우 크며, 공간 활용도나 입지에 따라 상업화 가능성 또한 극명하게 갈린다. 따라서 충분한 사전조사와 전문가 상담, 공공기관과의 협업이 프로젝트 성공의 열쇠라 할 수 있다.

지역 활성화와 수익성

폐교를 문화공간으로 바꾸는 가장 큰 목적은 ‘수익’이 아닌 ‘지역 활성화’에 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모델을 만들기 위해서는 수익화 전략 또한 중요하다. 실제로 앞서 소개한 경북 사례는 카페 수익, 창작 공간 임대료, 문화 강좌 운영 수익, 지역 상품 판매 수수료 등 복합적인 수익 구조를 갖추고 있다. 또한 SNS 마케팅을 적극 활용해 외지 관광객을 유치하고 있으며, 일부 지역 청년 창업자와 협력해 로컬 굿즈 개발, 팝업 스토어 운영 등도 진행하고 있다. 이처럼 폐교 리모델링 프로젝트는 단순 공간 운영이 아니라 ‘콘텐츠 기획’이 핵심이다. 지역 정체성을 반영한 콘텐츠 없이는 단순 전시실, 카페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 이외에도 지자체와의 협력을 통해 국고보조금, 리모델링 지원금, 청년창업 인센티브 등을 적극 활용할 수 있다. 특히 문화체육관광부, 농림축산식품부 등은 폐교 활용 사업에 예산을 배정하고 있어, 사업계획서만 잘 갖춰진다면 정부지원을 받을 수 있다. 결국 폐교 경매는 단순히 싸게 사서 고쳐서 운영하는 방식이 아닌, 지역과의 연결, 창의적인 콘텐츠 기획, 철저한 사전 준비가 결합되어야만 성공할 수 있는 사업이다. 이러한 모델은 향후 인구 감소와 고령화가 가속화되는 대한민국 사회에서 매우 유의미한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다. 단지 낙찰로 끝나는 경매가 아니라, 그 이후의 ‘운영 철학’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사실을 이 글을 통해 명확히 전달하고자 한다.

결론

폐교 경매는 단순한 부동산 투자를 넘어 지역사회와 연결되는 ‘공공적 가치’ 창출의 기회가 될 수 있다. 저렴한 취득가, 독특한 공간 구성, 지자체 협업 가능성은 매우 매력적이다. 하지만 리모델링과 인허가, 자금 조달이라는 현실적 문제도 명확히 존재한다. 따라서 폐교 경매를 준비하는 투자자는 단기 수익이 아닌, 중장기적 비전과 콘텐츠 운영 전략을 갖추어야 한다. 폐교를 통해 지속 가능한 공간을 만들고 싶은 사람이라면, 지금이 그 가능성을 구체화할 수 있는 타이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