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현재, 부동산 경매는 자산 증식의 유력한 방법으로 인식되고 있다. 특히 부동산 가격이 다소 조정 국면에 접어들면서 ‘저가 매입’을 노리는 투자자들이 경매 시장에 몰리는 추세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기대와 달리 손실을 본 투자자들의 사례도 적지 않다. 본 글에서는 경매에 도전했다가 실패를 경험한 투자자 세 명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그들의 실수와 교훈을 통해 경매 리스크를 예방하는 방법을 심층적으로 다뤄본다. 현장감 있는 실패 사례 속에 숨어 있는 리스크 요인을 분석하고, 실수하지 않는 투자 전략을 함께 제시해본다.
1. 권리분석 실수로 인한 낙찰 실패: 40대 직장인 A씨의 사례
A씨는 10년 넘게 직장생활을 해오던 평범한 40대 가장이다. 안정적인 수입과 약간의 여유자금을 모은 그는 '내 집 마련 겸 투자'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부동산 경매에 뛰어들었다. 첫 경매 도전이자 마지막이 된 이 사건은 권리분석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시작됐다.
A씨는 수도권 외곽의 아파트 한 채를 낙찰받았다. 감정가보다 25%가량 저렴하게 낙찰받았고, 경쟁도 치열하지 않아 그는 행운이라 생각했다. 문제는 이후였다. 낙찰 후 점유자를 내보내는 과정에서 뜻밖의 장애물이 발생했다. 해당 아파트에는 등기부상 ‘전입 세대’가 없었으나, 실제로는 대학생 임차인이 전입신고 없이 거주 중이었다. 그는 선순위 임차인이었고, 보증금도 적지 않았다.
A씨는 이 상황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도 몰랐고, 명도 소송까지 가는 동안 시간과 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법원에 낙찰대금을 납부한 직후 명도까지 7개월이 걸렸고, 임차인의 보증금 반환까지 책임져야 하는 상황에 처하면서 손실은 감정가 대비 15%를 넘겼다.
그는 “블로그나 유튜브만 보고 쉽게 생각했던 게 실수였다. 전문가 도움 없이 혼자 하다가 권리분석에서 큰 구멍이 났다”고 회고했다. 이 사례는 실거주든 투자든, 경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권리분석 능력’이라는 사실을 강조해준다. 임차인의 실거주 여부, 전입일자, 확정일자, 점유형태 등은 모두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하며, 겉으로 보이는 정보만으로 결정을 내려서는 안 된다.
특히, 초보자일수록 ‘등기부등본만 확인하고 끝내는 실수’를 범하기 쉬운데, 권리관계는 그보다 훨씬 복잡하다. 전입세대 열람, 임대차계약서 확인, 현장 방문, 채권 채무 관계 확인 등 복합적인 분석이 요구된다. 이 모든 과정이 익숙하지 않다면, 소액을 들여서라도 전문가의 컨설팅을 받는 것이 안전하다.
2. 과도한 기대심리로 인한 고입찰 낙찰 후 후회: 30대 자영업자 B씨의 이야기
B씨는 30대 초반 자영업자로, 2024년 말부터 경매 공부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경매 카페와 유튜브 강의를 섭렵하며 이론 지식은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문제는 ‘현장 감각’과 ‘심리 조절’이었다.
그는 서울 외곽의 오피스텔 경매에 첫 입찰을 시도했다. 입찰 당일, 예상보다 많은 경쟁자들이 몰렸고 B씨는 심리적 압박감에 결국 감정가의 98% 수준으로 고입찰을 했다. 낙찰에는 성공했지만, 이후 해당 지역의 실거래가를 확인해보니 이미 가격 하락세가 반영된 시점이었고, 비슷한 매물은 감정가 대비 85~90% 선에서 거래되고 있었다.
결국, B씨는 매도 시점까지 약 800만원의 손실을 입었다. 거기에 대출이자, 취득세, 관리비, 명도비용 등을 합치면 실질적 손실은 1,200만원 이상이었다. 그는 “입찰 당일 분위기에 휩쓸려 내 기준을 놓쳤다. 감정가만 보고 가격을 정한 것도 실수였다”고 말했다.
B씨의 경험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은 ‘감정가 맹신 금지’다. 경매 감정가는 일반 시세와 10~12개월 전 가격을 기준으로 산정되기 때문에, 현재 시장 상황을 반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입찰가 산정에는 심리전이 개입되기 쉬워, 다른 입찰자의 숫자나 분위기에 휩쓸리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입찰가는 사전에 자신이 정한 한도 내에서만 제출하고, 실거래가, 주변 시세, 매각물건명세서 등을 종합 분석해야 한다. 또한 실제 운영이나 매각 계획이 있다면 취득 후 발생할 수 있는 부대비용까지 사전 시뮬레이션을 해두는 것이 중요하다.
3. 리모델링 예산 과소 추정으로 인한 투자 실패: 50대 투자자 C씨의 경험
C씨는 과거 건설업에 종사했던 50대 남성이다. 그는 경기도 외곽의 낡은 다가구주택을 경매로 낙찰받았다. 오래된 구조였지만, 리모델링을 통해 임대 수익형 자산으로 바꿀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있었다. 문제는 ‘예산’이었다.
낙찰가가 예상보다 높았던 그는 리모델링에 많은 비용을 투입하기 어려웠고, 결국 ‘최소한의 수리’만 진행하는 방식으로 방향을 틀었다. 하지만 도배와 장판 교체, 화장실 일부 보수, 주방 싱크대 교체 등으로는 수요자의 기대치를 충족시키기 어려웠고, 입주 문의는 거의 없었다.
게다가 전기 배선, 배관, 방음 등 구조적 문제가 입주 이후 드러나면서 임대 계약이 해지되거나 월세가 밀리는 일이 발생했다. C씨는 “건축 지식이 있다 보니 오히려 자신감을 가졌지만, 실제 리모델링 예산을 정확히 계산하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실수였다”고 밝혔다.
그는 결국 해당 건물을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매도했으며, 수리비용과 공실 기간 등을 포함해 약 2,000만원이 넘는 손해를 입었다.
이 사례는 경매 투자에서 리모델링 예산 추정이 얼마나 중요한 요소인지를 잘 보여준다. 특히 낡은 주택일수록 예상치 못한 비용이 계속 발생할 수 있으며, 실측과 설계도면 확인, 전문가 견적 의뢰는 필수다.
투자 전 반드시 아래 항목을 확인해야 한다.
- 전기·수도·가스 등의 노후 여부
- 구조 변경 가능 여부 (건축법, 건폐율 등)
- 공사 기간과 임차인 유치 기간 예상
- 예상 월세 대비 투자비용 수익률
리모델링 기반 경매 투자는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지만, 예산 설정과 시장 수요 예측이 어긋나면 큰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반드시 명심해야 한다.
결론: 실패에서 배우는 경매의 본질 - '준비된 투자자'만이 살아남는다
경매는 단순히 싼 가격에 부동산을 낙찰받는 것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그 이후의 관리, 명도, 수리, 임대 또는 매각까지의 전 과정은 복합적인 역량을 요구하며, 초보자에게는 리스크가 도사리고 있다. 이번에 소개한 세 사람의 사례는 각기 다른 실수지만 공통적으로 ‘준비 부족’, ‘현장감 부족’, ‘과신’에서 비롯된 문제였다.
2025년 현재 경매 시장은 더 많은 정보와 시스템이 제공되고 있지만, 여전히 투자의 본질은 ‘철저한 준비와 실행력’에 달려 있다. 실패한 사례에서 배우고, 리스크를 인지하며 접근한다면 경매는 훌륭한 자산 증식 수단이 될 수 있다. 이제는 ‘운에 맡기는 경매’가 아닌, ‘전략적으로 설계된 경매’에 도전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