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현재, 저성장 시대의 부동산 시장은 단순한 시세차익보다는 공간의 재창조와 활용에 중점을 두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유휴공간 재생은 투자자들 사이에서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전략 중 하나다. 특히 경매 시장에서는 사용되지 않거나 운영에 실패한 소형 호텔, 모텔, 고시원 같은 유휴시설들이 다수 등장하고 있으며, 이를 저렴한 가격에 낙찰받아 리모델링 후 새로운 목적의 공간으로 재활용하는 방식이 각광받고 있다. 본 글에서는 유휴공간 재생형 경매 투자의 개념, 전략, 주의사항, 수익 모델 등 실전 중심으로 깊이 있게 다룬다.
1. 유휴공간 경매 투자란?
유휴공간 경매 투자는 사용되지 않거나 기존의 사업 목적에서 실패한 부동산을 경매를 통해 저렴하게 매입하고, 새로운 가치와 용도를 부여해 수익을 창출하는 방식이다. 일반적으로 유휴공간이라 하면, 일정 기간 이상 운영이 중단되었거나 활용도가 낮은 공간을 의미하며, 소형 호텔, 폐업한 모텔, 고시원, 빈 상가, 창고 등이 대표적이다.
2025년 현재 이러한 유휴공간이 시장에 증가하게 된 데에는 여러 가지 사회경제적 요인이 작용했다. 첫째,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여행 수요가 급감하면서 지방 및 비관광지역의 소형 숙박업체들이 대거 폐업했고, 이에 따라 많은 소형 호텔 및 모텔이 경매로 나오게 되었다. 둘째, 고령화와 1인 가구의 증가로 인해 고시원의 수요 구조도 변화하면서 일부는 공실이 늘어나고 있다. 셋째, 지역 상권의 쇠퇴로 인해 소규모 상가나 창고 공간이 장기간 비어 있게 된 점도 유휴공간의 증가 요인이다.
이러한 유휴공간은 일반적인 주거용 경매물건과는 다르게 낙찰가가 현저히 낮은 경우가 많다. 이유는 구조적인 개보수가 필요하거나, 수익 모델이 확실하지 않거나, 운영 노하우가 부족하면 실패 위험이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역으로 말하면, 이러한 공간은 가치를 새롭게 설계하는 능력을 가진 투자자에게는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 단순한 시세 차익이 아니라, 공간에 스토리를 입히고 목적을 변경하여 완전히 새로운 자산으로 재탄생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지방 소도시나 역세권에서 소형 호텔 또는 모텔로 활용되던 건물의 입지 자체는 나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즉, 기존 업종에서 실패했더라도 다른 방식의 활용이 가능하다면 재생 가치가 매우 높다. 예를 들어, 소형 호텔을 셰어하우스나 소형 창업공간, 원룸텔 등으로 리모델링해 수익형 부동산으로 전환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요약하면, 유휴공간 경매 투자란 실패한 공간을 ‘재설계’하여 새로운 사업으로 전환하거나, 저평가된 공간을 수익형 자산으로 ‘변환’하는 투자 방식이다. 단순 부동산 거래를 넘어, 실질적인 기획 능력과 공간 기획력이 수익률을 좌우하는 고차원적 투자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2. 수익 모델과 실제 사례 분석
유휴공간 경매 투자의 가장 큰 특징은 수익 모델이 매우 다양하다는 점이다. 단순히 낙찰 후 보유하거나 매각하는 것이 아니라, 공간의 기능과 목적을 재설계하는 과정 자체에서 수익이 발생한다. 실제로 2025년 기준, 여러 형태의 유휴공간이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수익화되고 있다.
첫째, 소형 호텔을 셰어하우스로 전환하는 방식이다. 기존 숙박시설은 방의 개수가 많고, 화장실이 구비된 구조인 경우가 많아 셰어하우스로의 전환이 용이하다. 특히 대학교 주변이나 역세권, 업무지구 근처에 위치한 경우 20~30대 1인 가구를 대상으로 임대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운영은 자체적으로 하거나 전문 셰어하우스 업체와 위탁 계약을 맺는 형태로 진행된다. 2024년 부산 해운대구의 한 소형 호텔을 리모델링해 월 임대료 50만원 기준으로 18개실 운영 중인 사례가 있으며, 리모델링 비용은 약 1억원, 월 수익은 700~900만원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둘째, 고시원을 장기투숙 레지던스로 바꾸는 방법이다. 고시원은 공실이 많아지면서 경매 물건으로 자주 등장하지만, 반대로 구조가 소형 거주공간에 맞춰져 있기 때문에 리모델링 후 단기임대 레지던스나 월세형 오피스텔 형태로 전환 가능하다. 특히 외국인 노동자나 단기 체류자가 많은 지역에서는 지속적인 수요가 존재한다. 다만 이 경우 방음 문제, 환기 설비, 방 크기 등의 물리적 개선이 필수이며, 소방안전 점검도 철저히 해야 한다.
셋째, 폐업 모텔을 1인 창업자 복합공간으로 리뉴얼하는 방식도 있다. 최근 ‘스몰비즈니스’의 수요가 늘면서, 소형 사무실 + 휴게공간 + 공동 주방 등의 형태로 재탄생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서울 은평구의 한 모텔을 리모델링해 창작자 전용 창업공간으로 바꾼 사례에서는 입주비용을 월 70만원으로 책정하여, 소규모 창업자와 디자이너, 영상편집자 등이 입주했다. 이 모델은 부동산 수익뿐 아니라 공간 운영 수익도 함께 노릴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이와 같이 유휴공간의 수익화는 단순 부동산 운용을 넘어, 공간 기획 + 마케팅 + 사용자 경험 설계를 포함하는 고도화된 전략이 필요하다. 리모델링 비용은 물건 상태, 구조 변경 범위, 법적 허가 여부 등에 따라 천차만별이며, 평균적으로 1억~2억 원 선에서 진행된다. 하지만 성공적으로 전환되면 매달 안정적인 임대수익과 함께, 향후 매각 시 프리미엄까지 더해질 수 있어 ‘실현 가능한 수익 구조’를 가진 투자 방식으로 평가받는다.
3. 유휴공간 경매 시 주의사항 및 체크리스트
유휴공간 경매 투자는 수익 가능성이 높지만 그만큼 복잡한 요소도 많다. 일반 주택이나 상가와 달리, 기존 사업체의 실패를 기반으로 시장에 나왔기 때문에 법적, 물리적, 심리적 리스크를 반드시 분석해야 한다. 이에 따라 2025년 기준, 유휴공간 경매 시 반드시 확인해야 할 체크리스트는 다음과 같다.
첫째, 용도지역 및 건축법상 제한이다. 예를 들어 기존 모텔을 셰어하우스로 바꾸려면 해당 용도지역에서 주거형 리모델링이 가능한지, 건축법상 구조 변경이 허용되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특히 소형 호텔은 숙박업으로 등록되어 있는 경우가 많아, 주거로 전환 시 신규 허가가 필요할 수 있다.
둘째, 소방시설 및 안전 관련 이슈다. 기존 모텔이나 고시원은 최소한의 소방 기준을 만족했을 수 있지만, 리모델링 후 새로운 용도로 사용할 경우 소방법 강화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특히 2023년 이후 소방청 규정 강화로 인해, 각 실마다 스프링클러, 경보장치, 대피 공간 등의 기준이 엄격해졌으며, 이에 따른 추가 비용도 고려해야 한다.
셋째, 등기부 권리분석 및 명도 가능성이다. 유휴공간 경매물건은 과거 운영자나 임차인과의 계약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경우가 많아, 선순위 임차인 여부, 확정일자, 전입신고 상태 등을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또한 운영자가 여전히 공간을 점유하고 있는 경우 명도 소송까지 가야 할 수도 있으며, 이때 시간과 비용이 발생한다.
넷째, 리모델링 허가와 설계비용, 공사기간 등 실제 프로젝트 수행에 들어가는 리스크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경매 낙찰 후 본격적인 운영까지는 짧게는 3개월, 길게는 1년 이상 소요될 수 있으며, 자금 여력이 부족할 경우 진행이 중단되거나 실패할 수 있다. 특히 시공업체 선정, 세부 설계 변경, 공사 중 민원 등의 현실적인 문제는 사전에 시뮬레이션을 해보는 것이 필수적이다.
다섯째, 운영 이후 수요 확보 전략이다. 예를 들어 셰어하우스를 기획한다면 해당 지역의 20~30대 인구 밀집도, 출퇴근 교통편, 편의시설 유무 등을 조사해야 하며, 마케팅 채널, 임대료 책정, 중개업소 제휴 전략 등 실무적 운영까지 구체화해야 한다. 단순히 시설만 좋다고 성공하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 경험 기반의 공간 브랜딩이 중요한 시대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유휴공간 경매 투자는 ‘물건 분석 → 법적 검토 → 구조 개선 → 수익모델 기획 → 운영 시스템 구축’까지 통합적 시야와 실행력이 필요한 투자 방식이다. 전문가와 협업하거나, 실제 운영자들과 네트워크를 구축해 경험 기반의 실행전략을 만드는 것이 성공률을 높이는 핵심 포인트다.
결론
2025년 유휴공간 경매 투자는 단순한 부동산 거래를 넘어선 고차원의 전략형 투자다. 실패한 공간을 기회로 바꾸기 위해서는 구조 분석, 리모델링 기획, 법적 검토, 운영 전략까지 통합적으로 접근해야 하며, 성공적인 사례들도 늘고 있다. 소형 호텔, 모텔, 고시원은 저렴한 낙찰가 대비 높은 수익을 만들 수 있는 가능성 있는 자산이다. 지금이야말로 남들과 다른 눈으로 공간을 바라보고, 가치를 재창조해낼 투자자의 시점이 필요한 시기다.